인류는 오랜 시간 노화를 정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21세기에는 노화를 자연의 섭리가 아닌 치료해야 하는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하고 각종 연구 기관과 구글, 아마존 등 유수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노화 극복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cnn은 미국의 한 연구진이 실험실 쥐의 노화 속도를 빠르게 만들거나, 반대로 늙은 쥐의 노화를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인체에는 'back to the 젊음' 스위치 존재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harvard medical school) 블라바트니크 연구소(the blavatnik institut)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셀(cell)을 통해, "늙은 쥐의 시력을 찾아주고 뇌를 더 젊게 만들었으며, 근육과 신장 조직 등 신체를 전반적으로 젊은 시절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반대로 젊은 쥐를 인위적으로 노화시키는 실험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는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 중 3가지를 혼합한 칵테일을 사용했다. 야마나카 인자는 일본 교토대학교(kyoto university)교수이자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shinya yamanaka)교수가 발견한 4가지(oct4, klf4, sox2, c-myc) 유전자 조합으로, 성체 세포를 역분화해 어떤 형태의 세포로도 발달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들어준다. 먼저 연구진은 노화한 실험실 쥐의 손상된 망막 속 신경절, 뇌, 근육, 신장 세포에 야마카나 인자 칵테일을 투여하고, 항생제로 인자를 활성화했다. 그 결과, 손상되었던 쥐의 시력이 거의 회복되고 뇌·근육·신장 세포도 본래 나이보다 25~50%가량 다시 젊어진 것을 확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젊은 쥐의 후생 유전자를 편집해 dna에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dna가 접히는 방식만 변화시켜 노화 속도를 두 배로 높이는 실험도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라고 말하며, "사람 신체에는 다시 젊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젊음의 백업 자료(a backup copy of our youth)'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화의 원인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세포가 dna를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 연구진은 이를 '노화의 정보 이론(the information theory of aging)'이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노화의 원인 밝혀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노화를 유전적 돌연변이의 결과로 인식했다.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dna가 망가지고, 세포조직이 손상되어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결국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화는 후생 유전자가 유전자를 켜고 끄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후생유전자가 유전자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dna가 손상되는 등 노화가 진행된다"라고 설명했다.다시 말하자면, 좋지 않은 식습관이나 흡연, 음주, 오염 등으로 인해 dna가 너무 자주 손상되면 후생 유전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고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dna에 문제가 발생하면, 후생 유전자는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매우 분주해진다. 문제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하면, 후생 유전자가 마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처럼 일을 마치고도 제자리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노화의 과정이다"라고 말했다.싱클레어 교수는 "가장 놀라운 발견은, 인체에 젊음을 되찾아 줄 수 있는 백업 카피가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가 다시 dna를 제대로 읽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밝혀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노화를 되돌리는 데는 나이나 질병 유무와는 전혀 상관없으며, 백업 카피를 다시 활성화하면 인체가 알아서 재생하는 방법을 기억하고 다시 젊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번 성과는 노화의 과정과 노화와 관련된 질환의 치료 방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