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2021년을 기준으로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은 날이 추워지는 겨울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2009년~2018년까지 지난 10년간 심혈관질환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이 1월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해 발병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급격하게 떨어지는 기온으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항진되면 심장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돌연사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건강하던 사람도 갑자기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으면서, 중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방해되고 심장 내에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부정맥의 또 다른 문제는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약간의 심장 두근거림,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러한 증상으로는 부정맥을 인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부정맥이 의심이 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심장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정맥 진단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심장초음파 검사에 대해 하이닥 심장내과 류재춘 원장(류재춘내과의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부정맥 치료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심장초음파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심장 맥박은 분당 60~100회이다. 하지만, 부정맥이 발생하면 맥박이 분당 50회 미만(서맥)으로 느리게 뛰거나,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빠르게(빈맥) 뛰는 등 불규칙적이 된다. 심장초음파 검사는 부정맥 환자의 심근, 심낭, 심장 판막증 및 선천성 심장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침 결정·예후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필수 비침습 검사법이다. 예를 들어 심방세동의 경우 진단과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심장초음파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부정맥으로 심장의 윗동네 심방에 흔하게 발생하며, 임상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심방세동의 증상은 다양하다.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며,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 흉통,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심방의 수축이 소실되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과정에서 좌심방에 생기는 혈전인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초음파를 통해 심실 기능 저하나 판막 이상, 좌심방 확장 정도나 심장 내 혈전증 유무를 평가하게 되는데, 좌심방에 혈전이 있으면 뇌경색 위험이 높다. 좌심방 크기는 향후 심방세동의 재발 혹은 지속성 심방세동 진행 여부 등을 평가할 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좌심방이 크면 동율동 전환이 어렵고 동율동 전환 후에도 심방세동 재발이 많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르고 불규칙적인 전기 활동으로 인해 불규칙한 rr 간격을 보이며 p파가 명확하게 관찰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30초 이상의 단일 유도 심전도나 12-유도 표준 심전도 등으로 심방세동이 발견되면 진단적 의미가 있다.
심실성 부정맥 환자의 심장초음파심실성 부정맥은 심장의 아랫동네 심실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부정맥이다. 심실 조기수축으로 심장에서 정상적으로 맥박을 만들어내는 곳 이외의 부위에서, 정상 맥박보다 조기에 한두 번의 엇박자 맥박이 생기는 질환이다. 다른 부정맥과 마찬가지로 질환을 인지할 만한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단, 종종 맥이 건너뛰는 느낌이나 가슴이 쿵 혹은 철렁 떨어지는 느낌, 흉부 불쾌감,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실성 부정맥의 경우 심장초음파로 심장 수축 기능과 구조적 심장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검사 결과 구조적 심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등 심장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 안심해도 좋다. 심장이 건강하다면 심실 조기수축이 있더라도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적 심질환이 발견되었다면 심실 조기수축 발생은 사망률을 높인다. 이 경우 운동 시 흉통이 생기는지, 과거에 실신한 적이 있는지, 심장돌연사로 사망한 가족이 있는지, 심비대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심실 조기수축의 원인과 위험도를 평가한 후 치료해야 한다. 치료에는 항부정맥제를 사용된다. 2개월의 약물 복용 후 하루 심실 조기수축이 15% 이상인 것이 확인되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해 부정맥의 원인 조직을 파괴해 부정맥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킨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류재춘 원장 (류재춘내과의원 심장내과 전문의·대한임상순환기학회 총무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