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22년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대략 605만 명으로,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 당뇨병의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단계 인구가 약 1,6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2,000만 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보통 8시간 이상 금식 후 공복에 측정한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포도당 75g을 물에 타서 섭취하고 2시간 째 측정한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 또는 지난 2~3개월 동안의 혈당 평균치를 평가하는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 6.5% 이상일 때 당뇨로 진단한다. 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공복혈장포도당 100~125mg/dl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 140~199mg/dl ▲당화혈색소 5.7~6.4% 이 기준 중에서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최근 공복혈당 혹은 당화혈색소 둘 중 하나만 당뇨병 전단계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발표됐다.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최인영 교수,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2011~2019년까지 관상동맥 석회화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2번 이상 받은 성인 남녀 4만1,100명의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도를 분석했다.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높은 경우 2.5% ▲공복혈당이 높은 경우 3.1% ▲두 가지 모두 높은 경우 5.4% 가량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률이 증가했다. 혈당이 정상보다 조금만 높아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관상동맥 석회화란 심장의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혈관에 칼슘, 노폐물 등의 침착물이 끼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관상동맥 석회화가 진행됐다는 것은 동맥경화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최인영 교수는 "당뇨병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많이 알려졌지만, 당뇨병 전단계에서는 알려진 바가 적어 간과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가 불일치하더라도 둘 중 하나라도 정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당뇨병 진행과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해외의 연구 결과를 보면 당뇨병 전단계가 당뇨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데에는 약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더 효과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식사량 조절 및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당뇨병 전단계 10명 중 6명 가량이 정상 혈당으로 낮아지거나 최소한 동일한 수준에 남아 있었지만, 약을 쓸 때에는 당뇨로 진행되는 비율이 더 높았다.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방법 중 하나는 체지방 감소와 근육량 증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당뇨병 전단계 관리지침'에 따르면 체중을 5%만 감량해도 당뇨병 발전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또 근육량을 늘리면 혈당조절 능력이 향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