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극심한 통증으로 어르신들을 두렵게 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대상포진이다. 발진이 띠 모양으로 생긴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이 질환은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협하는 병이다.
대상포진이란?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재활성화해 피부발진과 신경통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수두와 대상포진은 사실 같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이다. 예전 수두를 발생시킨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적이 있다면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 대상포진은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통증으로 증상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따끔거리고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은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통증이 시작되고 3~4일 후부터 피부발진이 나타난다. 띠 모양의 가늘고 줄을 이룬 듯한 모양의 발진이 발생하며, 발진은 점차 수포(물집)로 바뀐다. 피부 발진은 신경절을 따라 한쪽 몸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대상포진은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고령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습관과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20~30대에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두 백신 맞아도 대상포진 걸린다면, 맞추지 않는 것이 답?수두 백신은 2005년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됐다. 수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전염병이므로 영유아에게 예방접종을 맞추지 않으면 질병 자체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두는 세균 감염이나 뇌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은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두 백신 맞았으면 대상포진 백신은 pass?대상포진과 수두의 원인 바이러스는 동일하지만 대상포진 백신을 수두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은 “두 예방접종은 항체 역가가 다르다”며,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대상포진 백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은 1회 접종하며 재접종은 권고하지 않는다. 만 60세 이상의 성인에게 접종하도록 허가되었으나, 대상포진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현재 50~59세 성인은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70대 이후에 맞는 예방접종은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가능하면 50대 중후반에 맞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두처럼 전염력이 강할까?대상포진도 전염이 가능하나 수두와 달리 그 전염력은 약하다. 수포 속에는 활성화된 바이러스가 들어있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의 발진이나 이후 딱지가 생긴 뒤에는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
치료는 어떻게?성인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증상의 경감과 치료기간의 단축, 합병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을 빨리 써야 효과를 발휘하며 빠를수록 좋다. 대상포진은 아무리 늦어도 피부발진이 생기고 72시간 안에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늦으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실명까지 갈 수 있는 대상포진 합병증?일부에서는 합병증으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올 수 있다. 발진이 다 사라지고 나서도 해당 부위에 심한 통증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눈이나 안면신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시력에 지장을 주거나 안면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눈 대상포진은 전체 대상포진의 10~20%를 차지하는데,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이 혼탁해지거나 시신경이 손상돼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질환의 특성상 대상포진으로 인한 결막염은 이물감, 눈곱 등의 증상이 한쪽 눈에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효과가 100%인 백신은 없기 때문이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상욱 원장 (인천참사랑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